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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일상으로 초대/책 읽는 사람

2018-5 : 친밀한 이방인(정한아)

by that's fab 2018. 2. 1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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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딘가에 정착한다기 보다 요즘들어 여기저기 떠도는 이방인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. 그래서인지 책빌리러 도서관에 갔을 때 '친밀한 이방인'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였고 빌려 읽게 되었다. 그리고 발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라서 내가 거의 처음 보는 책인 것 같아 더 마음에 들었다.

손때묻지 않은 책의 첫 책장을 넘길 땐 이 책이 나를 위해 준비되어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.

내가 한국 소설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드는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스토리의 흐름이 한국 소설에서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다. 뭔가 기욤뮈소나 더글라스케네디 등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로 구성되어있어서 중간중간에 나오는 한국의 지명이 괜히 낯설었다. 아님 소설에서 나오는 등장인물의 정체가 낯설어서 그런 사람들은 지리적으로 먼 다른 나라에나 존재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.

친밀한 이방인의 이야기는 소설가인 '나'가쓴 소설 '난파선'의 글쓴이를 찾는다는 신문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.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이방인 이유미가 존재한다. 이유미는 때로는 이유상으로 그리고 엠으로 불리우며 신분을 위장하는 것에 능숙해보인다. 그리고 독자인 내가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을 때까지 그 사람의 속을 알기 힘들었다. 연속적인 위장신분에 그녀의 본 모습을 보여진다해도 그게 본래 모습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것 같다. 그 학교 대학생이 아니지만 그 학교에 문집을 내기도 하고 대학 동문회도 맡았다. 학력을 위조하여 피아노 강사를 시작하고 교수가 된다. 의사와 결혼을 했다. 그 의사와의 대화나 모임을 통해 여러 용어를 어깨넘어로 알게되어 의사가 된다. 그리고 마지막엔 남자가 된다. 여러차례의 결혼과 마지막에는 여자와의 결혼. 보는 내내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. 누구하나 크게 상처받거나 다칠까봐 괜히 조마조마 했다. 그리고 마지막엔 진과의 거래의 실체를 알고 놀랐고 이유모를 안도감도 들었다. 

사연있는 사람은 이유미뿐만 아니다. 이 이야기의 '나'도 한 사연 하는 사람으로 나온다. 

'난파선'의 작가인 '나'와 '난파선'을 자신의 소설로 위장했던 '이유미'는 분명 다르지만 느낌이 비슷하게 느껴졌다.그리고 이 책의 끝자락을 읽으면서 여기에 등장하는 이들에서 거짓을 모두 뺀다면 남아있는 본 모습은 무엇일지.. 궁금해졌다. 어쩌면 내가 살아가는 곳 곳곳에 본 모습을 여러가지 거짓으로 치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지도 모르겠다. 

책을 덮었지만 이방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과연 본 모습을 다른 모습으로 치장하는 것이 나쁜 것일까?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. 본 모습을 그대로 보이는 것이 좋은 것일까? 천천히 더 생각해봐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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