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김동식 작가의 '회색인간' 같은 기괴하면서도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. 도서관에서 '저주토끼'의 제목을 보고 어떤 식으로 책이 구성되어있는지 휘리릭 넘겨 살펴봤더니 단편으로 되어있어 쉽게 마음에 들었다. 밝은 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무서운 이야기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게 싫어 집에 가져가서 쭉 읽기 보다는 틈틈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.
총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었다. <저주 토끼>, <머리>, <차가운 손가락>, <몸하다>, <안녕, 내 사랑>, <덫>, <흉터>, <즐거운 나의 집>, <바람과 모래의 지배자>, <재회>
저주 토끼와 머리를 읽었을 때 이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게 무엇이였을까? 명확하게 손에 잡히는 의미가 없이 찝찝함이 남았다. 보통 책을 읽을 때 그 내용에 대한 해석, 의미를 찾아보지 않았는데 거의 처음으로(?) '저주토끼 해석'이라고 검색창에 검색했던 것 같다.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저주 토끼까지만 쳤을 때 이미 그 뒤로 해석이 따라 오는 걸 보고 다들 비슷하구나 생각을 했다. 여러 블로그를 살펴봤는데 각자 나름대로 생각하고 해석한 것으로 기록했다. 그 내용에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었다. 블로그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해석을 살펴보다가 완전한 해석이나 의미파악은 어려울 것 같아서 그냥 내 나름대로 생각하기로 하고 뒷 이야기를 읽는데 집중했다.
책을 다 읽은 지금 읽으면서 전체적인 느낌은 뿌연 안개 속에서 또는 시력이 안좋은 사람이 안경이나 렌즈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이였다. 의미를 알 듯하면서도 명확하지 않아서 각각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것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