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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몸은 피곤한데 머리 속은 그저 멍~한 느낌이다. 원래 몸이 피곤하면 다른 잡념들이 사라지는 그런 개념일까?
피곤함만 남아있는 채로 하루하루 스케쥴에 맞춰 살아가기는 지루해서 책을 빌리러 갔다.
도서관의 여러 책들 사이에서 내 공허한(?) 머리 속을 채울 것들을 골라 잡았다. 책을 읽지 않고 미리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대충 넘겨가며 쉽게 읽힐 책들을 빌려왔다. 생각과 감정을 채우고 싶지만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글은 피곤한 나를 더 지치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.
최진영 작가의 '구의 증명'
'구'와 '담이'의 끊어지지 않는 인연
(처음 책을 골라들었을 때는 '구'가
사람 이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.)
두 사람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온 긴 시간들
추억과 사랑
그리고 그들의 처지
이야기를 쭉 읽으면서 이 두 사람은
이제 막 깐 타르냄새를 폴폴 풍기는
끈적한 아스팔트
틈에서 난 풀꽃 같았다.
읽다가 눈살이 찌푸리게 하는 부분이 있어
'엥?? 뭐야?!' 하며 멈칫하긴 했지만
뒷 내용들이 궁금해서 한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버렸다.
(기괴한 내용 때문에 더 궁금했을지도 모르겠다.)
구에게 담이처럼
담이에게 구처럼
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이보다 더 큰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까
내가 너이고 너가 나인
함께하지 않는 모든 순간을 기다리는
함께하는 순간에도 서로를 기다리는 정도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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