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책 리뷰] 인어가 잠든 집 - 히가시노 게이고
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가 2.5단계로 격상되었다. 코로나로 인해 나의 휴일은 많이 달라졌다. 여행을 갈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친구를 만나 맛집을 찾아가거나 카페를 가는 것도 걱정스러워 꺼려지는 요즘이다. 이런 날 집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려고 하니 딱히 할 일도 없어 심심함을 많이 느낀다.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그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또 읽을 책을 준비했다.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안그래도 못 노는 주말 책이라도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. 이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어서 안 읽은 책이 남아있을까 싶은데 항상 책을 빌리러가서 보면 아직 읽지 않은 작품들이 잔뜩 있다. 책 한 권 한 권이 얇지 않은데 참 대단한 것 같다.

이번에 읽은 작품음 ‘인어가 잠든 집’ 이다. 이 책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프롤로그부터 시작된다. 바람에 모자가 날아간 소년이 커다란 저택에서 우연히 보게 된 잠이 든 것 같은 소녀. 그 소녀를 다시 보고 싶어서 머리를 굴리다 종이비행기를 그 저택으로 날려 들어가고 그 소녀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. 소녀의 엄마가 밀고있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소녀는 이번에도 역시나 잠이 들어있다. 그리고 본격적으로 1장이 시작되게 되어 소녀가 계속 잠들어 있는 사연이 나온다. 그 소녀의 부모는 아빠의 외도로 이혼을 계획하고 있었다. 하지만 첫째 딸, 프롤로그에 등장한 그 소녀인 미즈호가 좋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면접이 있으니 그 이후로 이혼을 미뤄두고 있던 상태였다. 그리고 그 학부모 면접을 준비하던 중 미즈호에게 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찾아가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뇌사라고 생각한다는 의사의 말과 함께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였다. 하늘이 무너져내릴 듯한 순간이였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장기기증에 대한 결심을 했다. 다음 날 미즈호를 보러 가서 손을 잡으며 인사를 하려는 순간 약간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바로 그 이야기는 없던걸로 하고 미즈호를 케어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. 아빠는 하리마 테크 회사를 물려받아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것을 개발하고 있다. 그래서 그 분야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고 덕분에 미즈호에게 수술로 인공 지능 호흡 조절 시스템을 통해 인공호흡기 없이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게 했다. 그리고 더불어 회사의 호시노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아 팔 다리를 움직이기까지 했다. 그 도움으로 미즈호의 몸은 혈색도 좋아보이고 여러모로 사고가 있었던 때와 비교했을 때 좋아보인다. 마치 건강한 아이가 잠들어있는 것 처럼. 책을 읽는 중간중간 안타까움과 슬픔이 일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일까? 싶었다.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 무엇이 맞는 것인지 함부로 판단하지 못했던 것처럼 나도 뭐라 단정지을 수는 없었다. 그 전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뇌사나 장기기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.
인어가 잠든 집을 읽는 동안 계속 미즈호가 기적처럼 깨어나길 바라면서 읽었다. 실제로는 불가능할지라도 책이니까 일어나는 모습을 꼭 보고싶었다. 조금 더 읽다보면 미즈호가 눈을 뜬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한 장 한 장 넘겨갔다. 특별한 반전은 없었지만 소녀를 둘러싼 가족들의 마음을 느꼈고 이전에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갈때와는 다른 기대를 가지고 읽었던 것 같다.